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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마산 바다는 잊어라 이곳은 살아있다

등록일 :
2011-08-19 10:34:04
담당부서 :
진전면
조회수 :
14
창원의 바다는 모두 죽거나 사라진 줄 알지만 실은 아니다. 꽤 망가지기는 했어도 쓸모 있고 아름다운 바닷가가 여전히 많다. 물론 옛 창원은 봉암갯벌을 빼면 성한 해안이 없고 옛 진해 또한 신항만 어쩌고 조선소 저쩌고 하는 통에 대부분 원형을 잃은 해안이다. 하지만 옛 마산은 다르다. 일제강점기 사라진 월포해수욕장에 이어 가포·광암까지 결국 폐쇄돼 해수욕장은 하나 남지 않았고, 마산자유무역지역과 하수종말처리장을 비롯해 갖은 공장과 집들에게 파먹혔지만 구산·진동·진전면 일대는 대부분 갯벌이 싱싱하다 <드라마 <김수로> 촬영이 이뤄졌던 해양드라마세트장 풍경. 앞 바다에는 촬영에 쓰였을 배들이 몇 척 떠 있다 해안선이 그다지 다치지 않아 보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바닷물이 더럽지 않아 물풀이 무성하고 덕분에 여러 물고기들이 알을 낳아 이른바 \수산자원\이 메마르지 않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해안선과 갯벌은 적어도 경남에는 더 없다. 아직도 몇몇은 이 갯벌을 매립하고 거기에 산업단지 따위를 짓지 못해 안달을 부리지만, 오히려 마산어시장에서 출발해 마창대교를 지나 구산·진동·진전 바다를 거쳐 고성군 당항포와 동해면 일대를 아우르는 유람선을 띄우는 편이 어쩌면 훨씬 실속있는 마산살리기일 수 있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이런 해안선과 갯벌을 몸소 누리고 느끼게 해주는 시내버스가 있다. 서로 마주보고 순환하는 63번과 64번이 그것이다. 진동면 광암~구산면 욱곡 해안을 누비는데, 가운데쯤 석곡 마을에 해양드라마세트장까지 마련돼 있어 눈맛이 한결 다양하다. 소답동 기점을 정오에 출발한 64번 시내버스를 17일 낮 12시 54분 진동 환승장에서 받아 탔다. 좁은 진동시장을 지난 버스가 광암 선창에서부터는 바닷가에 바짝 붙어 꼬불꼬불한 길을 달렸다. 때로는 양쪽 모두 산으로 가려졌지만 오른편 차창으로 바다가 비치는 때도 적지 않다. 바깥에는 바람이 장하게 부는지 풀들은 자빠졌다 일어나기 바빴고 나뭇잎들은 온 몸을 뒤집으며 하늘대고 있다. 해양드라마세트장 다음 정류장이 종점인 명주 마을이다. 종점이라 해도 기사가 잠시 내려 이런저런 볼일을 본 다음 바로 출발하니 보통 정류장과 다르지 않다. 손님들도 다 내리지는 않는다. 온 길로 되짚어 나가지 않고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순환 노선인 까닭이다. 이들은 아마도 앞에 나올 욱곡이나 내포 옥계 수정 같은 마을서 내리기 십상이다. 어쨌거나 종점에서 내려 지난해 텔레비전 드라마 <김수로>를 찍느라 만든 해양드라마세트장으로 갔다. 한 600m 되는 거리다. 바람을 느끼고 싶었는데 때맞춰 바람이 불어줘서 고마웠다. 세트장은 단순했다. 모두 나무로 지어졌고 지붕조차 나무로 이었다. 맞은편 바다에는 드라마 제작에 쓰이는 듯한 배가 몇 척 떠 있다. 한 굽이 돌면 저잣거리가 나왔다. 쇠를 벼리는 대장간도 있고 과일을 파는 가게도 있다. 여기 놓인 소품들도 하나같지 않고 다들 조금씩 달랐다. 꽤 신경을 써서 만들었다는 얘기가 된다. 대충 눈요기를 하고는 돌아나왔다. 주린 배를 채울 차례다. 여기 돌장어가 좋다는 풍월을 들은 적이 있는지라 횟집 말고 구이집으로 들었다. \성호네\였다(010-7652-5233). 어떻게 파시는지 물었더니 kg당 3만 원이라 했다. 혼자인지라 절반만 파실 수 없는지 다시 물었더니 \숯불도 피아야 하는데 시장시러바서……\라는 말이 돌아왔다. 딴은 그렇겠다. 먹고 남으면 가져 가야지 마음먹고는 1kg을 주문했다. 뼈만 추리고 통째로 가져온 돌장어도 좋았지만 반찬은 더 좋았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했다. 간장에 절인 고구마 잎사귀·노각·정구지 따위도 좋았고 배추김치도 짜거나 맵지 않았다. 생강도 여느 가게와 달리 맛이 살아 있었다. 쌈이 깻잎밖에 안 나오기에 상추도 달라 했더니 \밭에서 비가 자주 내려 녹아버렸다\고 했다. 매운고추도 좀 달라 했더니 그 집 어린 따님이 옆에 밭에서 바로 따다 줬다. 아직 풋것이었지만 싱그러워 좋았다. 숯불도 좋았다. 흔히 쓰는 값싼 압착숯 대신 참숯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로 왔다. 구색은 갖추지 못했다 해도 출신이 뚜렷한 먹을거리라 믿음이 갔다. 소주와 맥주를 적당히 말아 먹고 남은 돌장어를 챙겼다. 마지막 장어국은 또 공짜였다. 이런 정도면 기대 이상 대박이겠다. 오후 4시 40분 종점에서 64번을 탔다. 버스는 욱곡으로 해서 수정 마을로 넘어간다. 여기 바다는 마산만의 특색을 오롯이 띠고 있다. 양쪽 산들이 둘러선 가운데 바다에는 점점이 섬들이 떠 있다. 섬들은 뭍에서 바라볼 때 겹쳐 있다. 여기 바다가 바다가 아닌 커다란 호수처럼 보이는 까닭이다. 게다가 물결까지 잔잔하다.   <다구마을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이 눈길을 잡는다.> 욱곡~명주~해양드라마세트장 6km 거리는, 더 나아가 고개 넘어 도만 마을과 다구 마을을 거쳐 진동 광암항까지 이르는 해안로는, 날씨 선선한 가을이라면 한 번 걸어도 훌륭한 길이다. 다구 마을 위에는 임진왜란 당시 평민 의병장 제말 장군 무덤이 있는데, 거기서 내려다보는 마을 어항도 퍽 아름답다.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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