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Moon Shin, 1922-1995)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덧 3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는 말처럼 작가 문신은 예술로 영원히 기억되겠지만 사람 문신은 점점 우리 기억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의 친구 후배들도 하나, 둘 고인이 되었으며 그를 만났던 사람들도 이제 점점 줄어 문신에 대한 기억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문신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이번 전시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문신과 사람」은 단지 문신 예술의 업적을 조명코자 하는 게 아니라 문신을 사랑하고 기억하는 사람들의 폭넓은 범주의 이야기를 담아 사람 문신의 진솔하고 생생한 모습을 마주하게 됩니다.
전시는 「컬렉터 박영인」과 「사람들」 두 개의 섹션으로 구성됩니다. 이 전시에 참여한 사람들은 의리와 열정, 존중하는 마음으로 문신과 오랜 기간 아름다운 관계를 맺었던 가장 가까운 지인들입니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중심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교류했던 사람들로 문신을 저마다의 시각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를 통하여 문신의 일상, 인품, 삶의 애환을 비롯하여 미술관 건립의 열망과 고향 사랑, 치열한 작가정신 등 문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될 것입니다.
부디 이 전시가 문신을 이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여 문신 예술세계를 가슴 속 깊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