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그의 조각이 그립다…24일까지 가나아트서 10주기 추모전
추상조각의 거목 문신(1923∼1995). 60∼70년대 파리를 주무대로 활동하면서 ‘균제미(symmetry)의 대가’로 평가받은 그의 10주기 추모전이 대규모로 열린다. 24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02-720-1020)에서는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인 흑단조각을 비롯해 석고원형,드로잉,채색화 등 100여점이 전시된다. 그가 말년에 제작한 브론즈 조각과 불빛 조각은 처음 공개된다.
문신 작품은 기하학적인 추상조각이지만 곤충,새,꽃 등을 연상시킨다. 자연이 가진 좌우대칭 구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작가는 특정 사물을 묘사하기보다는 자연의 추상화 작업을 통해 생명과 우주의 원리를 표현했다. 주로 사용한 재료는 흑단. 나무를 자르고 파낸 뒤 윤이 나도록 마모시켜 도시적 세련됨을 나타냈다. 이런 작업으로 나무임에도 브론즈나 스테인리스 스틸 조각처럼 보인다.
작가는 생전의 작업노트에 “나는 노예처럼 작업하고,서민과 함께 생활하고,신처럼 창조한다”고 적었다. 나무든,청동이든,스테인리스 스틸이든 모든 재료를 하나의 신물질로 변하게 하는 연금술사 같은 손을 그는 지녔다. 고인의 부인 최성숙(숙명여대 문신미술관장)씨는 “사람을 만나거나 놀러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혼자 예술의 삼매경에 살고 있을 뿐이었다”고 생전의 남편을 회고했다.
전시와 함께 문신 작품 90여점을 수록한 조각집과 80여점의 채색화를 실은 드로잉집 등 두 권의 기념도록이 발간됐다. 마산시립 문신미술관(055-247-2100)에서는 문신 일대기 사진전 및 친필 원고전이 8월28일까지 열리고 5월27일에는 제4회 문신미술상 시상식과 함께 수상작가 김광우전이 마련된다. 또 숙명여대 문신미술관(02-710-9280)은 5월10일부터 개관 1주년 기념전을 개최한다.
[출 처 : 국민일보 이광형 기자 200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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